오늘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고 아직 서늘한 기운이 남아있는 월요일 아침,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잠시 자리에서 벗어나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났더니 방금 전과 달리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예전 같으면 이럴 때 그냥 그럴려니 하고 지나쳤겠지만, 요즘은 이런 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커피의 어떤 것이 이렇게 기분을 달라지게 했을까. 이런 물음에 지금 정확히 대답하기는 어렵다.
이유를 알 수 없더라도 이런 간단한 것만으로도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완전히 달라진다면, 매일 이런 하루 루틴을 습관처럼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경험적으로 생각해 보면, 통하는 날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아마도 나의 경우 최근까지는 통하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그러니까 이것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은 어떤 것이 더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어떤 숫자나 모형을 사용해서 해석하려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만일 그렇게 하는 것이 마음을 이해하고 더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가치가 있을 것이다.
만일 오늘 아침 여러 가지 일들이 쌓여 있고, 어제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로 마음이 복잡하다면, 우리 마음은 복잡한 고차 방정식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수학의 고차 방정식을 풀기가 어렵듯이, 우리 마음이 복잡한 방정식 상태에 있다면 우리는 이런 경우에 어떻게 마음을 깨끗하게 정리해야 할 지 정확히 알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오늘 아침처럼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이 달라지는 경우는 커피 마시기 전 내 마음이 일차 방정식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커피의 따뜻한 느낌이나 특유의 맛과 향과 같은 사소한 요소가 내 마음에 닿아 마음을 쉽게 움직일 수 있었던 상태였다고 말고는 달리 말하기 어렵다.
오늘 아침은 커피 한 잔이 사소한 것이지만 마음의 방정식에 대한 확실한 해답이 되었던 것이다.
내 마음을 평소에 일차 방정식 상태로 만들어 놓으면 손쉽게 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을 사용해도 마음이 금새 가벼워질 수 있다. 커피를 마시거나 가볍게 기지개를 펴거나, 살짝 웃음을 지어보거나, 좋은 상상을 해보는 등 쉬운 동작과 생각만으로도 쉽게 기분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이 고차 방정식 상태에 있다면 커피 한 잔으로는 어림도 없고, 아무리 좋은 조작을 해 봐도 마음이 좋아지지 않는다.
좋은 마음으로 보내는 오늘 하루 하루가 쌓이면 우리는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어제의 좋은 마음은 오늘 아침의 마음을 일차 방정식으로 만드는 필수 조건이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거나, 살면서 때로 찾아오는 동시다발적인 일들이 일어나, 가끔씩 우리 마음이
복잡한 방정식 상태에 빠져드는 날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날들에 좋은 습관과 생각으로 간단한 방정식 상태를 다음 날에 물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 어제의 좋은 습관은 책읽기와 걷기였다.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요즘 읽고 있는 소설 '싯다르타'의 몇 페이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며 읽거나, 찬바람이 부는 날임에도 공원에 가서 걷기를 했다는 정도다. 그리고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루틴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계속 모이면 그 다음날들 아침에 힘을 받는다. 그리고 또 그 다음 다음날들 아침의 방정식은 더 간단해져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매일 아침을 작은 노력으로도 좋은 마음과 기분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습관의 형성이다. 하루의 루틴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무엇을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작더라도 꾸준히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 마음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좋은 습관과 루틴들이 모이면 단단해진다. 그리고 이런 패턴들이 모여 단단한 마음의 힘을 만들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정말로 더 대단한 일들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사소하고 자잘한 일 말고 자신의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