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이나 일에서 심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있다. 이것을 잘 모르면 심리적인 어려움이 생기고 삶의 질이나 일의 성과가 낮아질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아는 것은 무언가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므로 꼭 알아두는 것이 좋다.
학교나 사회에서는 인간의 지능과 의지를 받들며, 어떤 환경에서도 마음 먹은대로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가르친다. 그런데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채 마음이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일들이 무수히 생긴다. 마음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이다.
그럴 때 이유를 모르면 마음이라는 '지속적인 단일체'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괜히 걱정이 된다. 사실 알고 보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냥 마음의 모양을 부풀리거나 찌그러뜨릴만한 조건이나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오후 2시 ~ 4시경이면 졸립고 피곤해진다. 오전만 해도 좋은 기분으로 지내다가 오후에 에너지가 떨어지고 무기력해질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은 시간대에 이런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오후 시간대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고 한다. 인간의 생체 리듬이 원래 그렇기도 하고, 밤에 잠을 푹 자지 못하거나, 탄수화물이 높은 점심 식사를 하는 등 오후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모르면 자신의 인내심을 탓하며 또 다시 의지에 모든 것을 기대어 자연스런 신체 증상에 맞서 보려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억지로 졸음에 맞서거나, 정신력으로 피로를 물리쳐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자연스런 인간의 생체 리듬을 이기기는 어렵다. 자칫 별 것 아닌 이유로 자신에게 실망할 수 있다.
여행을 다녀오거나, 탁트인 공원을 걸으며 초록의 나무와 꽃을 보거나, 책의 좋은 구절을 읽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사람들과 어울려 좋은 시간을 보내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등 마음에 좋은 영향을 주는 일상의 크고 작은 환경들이 있다.
이런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하면 그 다음 며칠에 걸쳐 좋은 영향이 이어진다. 하지만, 여행처럼 일상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운 것들이거나 또는 늘 하던 습관을 거르면 그 영향이 그 다음에 반드시 이어진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하지 않던 '몸에 좋은 선행'을 하고 나면 그 다음 날 보상이 따른다.
어떤 날에는 누가 와서 이름을 몇 번 부를 때까지도 모를 정도로 몰입해 일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에는 마치 마음이 가벼운 깃털처럼 날아갈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몰입모드에 다시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는 몸과 마음에 좋은 선행들이 쌓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아무리 정신력이나 의지력 등을 동원해도 하기 어렵다.
자신의 생활 패턴이라든가 어떤 체험을 하고 나서 그 후에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에 대해 관찰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제까지만 해도 마음이 업되어 있다가 오늘 오후가 되니 가라앉는 이유에 대해 잘 모를 가능성이 높다.
일상의 작은 활동들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른다면 그때그때 마음이 변하는 이유를 몰라서 겪지 않아도 될 마음을 겪고 불필요하게 힘들어하거나, 쓸모있는 생각을 놓치고, 효과없는 소모를 하게 된다.
어떤 심리실험에서는 사탕을 주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호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며, 진료를 받을 때는 오후보다는 오전이 좋다는 얘기도 있다.
고작 사탕 하나에도 마음에 변화가 생긴다면 우리 주변에는 마음의 높이를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스스로의 의지를 가진 인간이라고 자부하여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의 바운더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일 수 있다.
자신이 하루 동안 하는 많은 활동 중에서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한 채 반복하고 있다면, 의도치 않은 손실을 감내하며 사는 것이다.
인간은 그때그때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나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면 우선 일상과 일에서 심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알고, '좋은 경험, 좋은 습관'들을 쌓아야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더라도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있으니 꼭 알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