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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비서 7화 광화문 엔딩, 섬세한 심리를 잘 그린 연출, 스토리와 연기

by 먼지구름 2025. 1. 31.

 
'나의 완벽한 비서' 7화 엔딩 장면. 어두워진 광화문 교차로에 사람들과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고, 은호(이준혁)을 찾아나선 지윤(한지민)은 애타는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지만 횡단보도 건너편에 서 있는 은호를 알아보지 못할만큼 마음이 다급하다.


광화문 담장 조명이 도심의 밤을 감미롭게 밝히고, 거리의 사람들 모두 밤의 여유를 즐기지만 지윤은 안절부절하지 못한다. 울상을 지을 것 같은 얼굴로 허둥대며 은호에게 전화를 건 지윤은 (다른 여자와)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한다.
 
 
"유은호 씨, 그 영화...... 보지 말아요."
 

지윤이 은호에게 영화를 보지 말라고 한다

 
은호는 '보고 있어요'라고 말하고, 지윤은 실망한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한다. 

은호의 말에 지윤이 실망하고 있다

 
그 때, 버스가 지나가며 경적을 크게 울리고 날카로운 소음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갑자기 지윤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고, 주변의 소음이 모두 소거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횡단보도 반대편으로 버스가 지나가고 난 거리에 준혁이 서 있다. 다시 주변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은호가 '내가 갈게요'라고 말하고 지윤이 있는 쪽으로 걸어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지윤이 순간적으로 뭔가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버스가 지나가고 횡단보도 건너편에 은호가 서 있다

이 엔딩 중 버스가 지나가기 전 장면에서 지윤이 갑자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보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왜 그런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유튜브에 누군가 쓴 댓글을 보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휴대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버스 경적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윤이 버스 경적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휴대폰에서도 같은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렸기 때문에 은호가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을까 직감적으로 느끼고 고개를 돌린 것이다. 그리고 그 때부터 시간이 멈춘듯 천천히 흐르고 주변의 소리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이런 장면 연출을 좋아한다.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다. 사람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움직임을 그대로 살려냈기 때문이다.


지윤이 체념하고 있을 때 휴대폰에서 들린 버스 경적 소리는 아무 것도 없는 어둠 속의 한 줄기 빛과도 같았을 것이다. 그리고 은호가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마음 속에서 피어오르며 몸이 곧바로 반응해서 은호를 찾았다.


은호를 찾는 순간에는 주변의 소리도 모두 소거시키고 오직 찾는 것에만 집중했다. 만약 절실함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휴대폰에서 들리는 같은 경적 소리의 의미를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 자리에서 낙담하고 있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은호가 계속 지윤을 보고 있었지만, 만약 현실에서의 다른 은호가 지윤을 보고 있지 않은 채 지윤이 휴대폰 소리의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더라면 아쉬운 기회를 놓쳐버렸을 것이다. 살면서 이런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런데 이 장면과 유사한 장면은 어떤 대상이나 일에 초집중하고 있을 때의 모습이다. 초집중하고 있을 때는 주변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오직 집중하고 있는 대상만이 마음 속에 존재한다. 그리고 관심 대상이 아닌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오직 한 가지 만에 마음 속에 남아 있게 된다.  



만약 절실하게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마음 속에 오직 그것 한 가지만 남기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움직임을 감도높은 시각으로 찾아내 연결해야 한다. 마음 속 방해꾼들이 사라지고 나면 연결 고리는 더 잘 보인다. 그리고 절실함이라는 심리는 마음의 초집중 수준을 더욱 높여 평소에 보이지 않던 감각이나 생각을 포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좋은 생각이든 좋은 관계든 좋은 감각이든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나의 완벽한 비서' 7화 엔딩의 지윤과 같은 마음일 때 가장 잘 찾아내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나의 완벽한 비서 7화' 광화문 엔딩 정말 내가 좋아할 스토리와 연출과 연기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