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밤 기온이 한 자리 수 아래로
내려가는 계절입니다. 오늘 저녁 하천변
산책로에 가보니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사실 오늘같은 날은
나에게도 고비입니다. 작년 같았으면
나도 오늘 나가 떨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와 오늘은 온도가 몇 도나
차이가 날까 생각해 봅니다. 5도, 10도쯤
될까. 사람들은 조금 추워져도 빠르게
반응합니다. 나도 빠르게 반응하는 사람에
속합니다. 반응의 속도를 좀 더 늦춰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앞으로 산책로가 더 한산해지겠지만
강추위가 아닌 한 운동을 계속해보려고
합니다. 운동을 하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운동은
자기계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걸으며 몸의 감각을 느껴보는 것,
시원한 공기의 감촉을 느껴보는 것,
물 흐르는 소리에 나를 맡겨보는 것,
밤하늘 별빛을 음미하는 것,
도시의 밤 풍경을 나의 공간 속으로
끌어당겨보는 것 그리고 좋은 생각을 하는 것
모두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밖에서 운동을 할 때
누릴 수 있는 것들입니다. 올해는 환절기
감기나 알러지 없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산책로에서 얻은 것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3년에 교보문고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10권 중 4권이 자기계발서라고 합니다.
주로 성공담 또는 삶에 대한 조언을
다룬 책들입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서점에
가보면 신작 자기계발서들이 꾸준히
출판되고 있습니다. 자기계발에 대한
탐구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죠.
자기계발은 지식과 스킬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마음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복합적입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새해에 자기계발을 시작하는 직장인들 중
20%가 3일 만에 그만두고 나머지
대다수도 중간에 포기한다고 합니다.
저도 몇 년 전 작심삼일과 같은 자기계발을
여러 차례 반복했던 적이 있습니다.
자기계발이 시작되는 시기는 마음의
계절로 따지면 불쑥 찾아온 여름입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이유로 마음의 겨울이
오면 자기계발은 끝이 납니다.
온도가 몇 도 떨어지면 산책로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줄어들듯이 마음의 체감 온도가
떨어지면 자기계발을 지속할 힘을 잃습니다.
그런데 그 때 온도는 몇 도나 떨어졌을까
궁금해집니다. 5도, 10도나 될까.
지금 생각해보면 별 대수롭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심삼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 이유 역시 자신에게는
굉장히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자기계발 여정의 도착지는 성공한
모습입니다. 성공이란 부, 사회적 명성,
의미있는 삶 등이 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출발지는 어떨까요?
여정에는 출발하는 곳과 도착하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여 안내받는
길을 따라갑니다. 내비게이션에서는
목적지가 있어도 출발지가 정확하지 않으면
안내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자기계발 여정에서는 출발지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작심삼일 사례 또는 사람들의
작심삼일의 무수한 사례를 생각해보면
자기계발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자신을 잘 모른다는 것이 이상하겠지만,
우리는 자신과 현실의 접촉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민감한 나머지
자신의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성공담이란 결국 자신을 알고 자신을
바꾸는 것에 대한 것입니다. 자신의
내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자기계발은 작심삼일에 그치기 쉽고,
마음의 온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멈추기 쉽습니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나면
자기계발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잘 아는 방법은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산책과 같은 야외활동을 꾸준히
하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외 효과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들에서 다룰 예정입니다.